붉은 사막 낙타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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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은 아니야.

이쁜아코 2012.06.19 22:01

언어의 좁디좁은 범위와 한계에 대해 생각하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가 아닌 다른 말이 어째서 없는 걸까.

그를 좋아한다고 표현하기엔 너무 포괄적이고 방대한데,

그렇다고 내 정의의 사랑은 절대 아니고.

보고 싶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건 너무 찰나적 감정이라, 그 말을 하는 순간 의미는 사라지고.

 

내 마음이 갈팡질할하는 건 결코 아닌데,

이런 애틋함을 담을 말이 없다는 게 답답하다.

 

like you, love you, wanna see you, miss you 그 어떤 것도 내 마음은 아니야.

 

보고 싶어서 만난다고 해서 딱히 할말은 없어.

할말이 사라지면, 갑자기 이 만남 자체가 지루해지기 시작하고 또 괜히 만났다고 후회할테고.

 

감정은 그 자체로 판타지.

순간의 감정이 현실이 되면, 그 다음 순간은 바로 지옥이 되어버리니.

 

어째서들 이런 엄청난 간극들을 다 극복하고 살아갈 수 있는 거야?

미묘한 말 한마디, 미묘한 감정 하나에 울고우는 것이 남녀간의 감정 아니었어?

말과 감정과 상황이 이렇게도 복잡한 것을.

어째서 다들 그저 행복하기만 한 거야?

 

요사이, 말만 하면 삼초 뒤에 후회해버리는 일이 잦다보니, 자꾸 아끼게 된다.

그래서 나는 더 냉혈한이 되어간다.

언어의 좁음과 감정의 찰나를 부정할 수 없는 솔직함에....나도 그도...상처만 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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