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사막 낙타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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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블로그1

식중독 주의!

이쁜아코 2008.12.19 14:26

신문사에서 일할 당시, 나의 기사관은 명확했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되 나의 의도를 충분히 녹여 쓸 것.
신문 기사의 주관성과 객관성 사이에서의 해묵은 경계 줄타기는 어차피 끝없는 이야기다.
나는 차라리 완벽한 객관이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
기자의 의도가 명명백백할수록 좋은 기사다,라고 까지 생각했었다.
사실 아직도 이 편이다.

 그런데 아침마다 신문을 읽어가며 나의 생각이 잘못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중앙일보의 그 분통터지는 기사들을 읽고 있으면 내가 내 돈주고 이런 쓰레기를 왜 읽고 있나 싶다.
그래서 다른 신문을 읽을까라고도 생각했지만, 결국 논조란 게 있는데 나는 무엇을 읽어도 성에 차지 않을 것 같다.
또하나 공정한 보도가 없다는 불신은 이미 이만큼 쌓여 있는 상태.
결국 내 덫에 내가 걸린 꼴이다.

 넘쳐나는 담론들에 진실은 없다.
그렇다면 독자 개개인이 어떻게 판을 짜고 어떻게 위치지우느냐가 관건일텐데, 이것을 제대로 인도해 줄 무언가가 없다는 게 아쉽다.
어느틈엔가 나는 언론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공공 영역으로서의 언론보다 더 명확히 인지하게 되었다.
돈주고 정보를 사려는데 하나 같이 맛이 없으니, 차라리 굶는 게 나을 것인가.
오늘도 나는 중앙일보 사설을 '사서' 읽으며 생각한다.
날이 더워 이게 상했나.
맛이 왜 이따위야.

2005/08/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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