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사막 낙타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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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블로그1

협정

이쁜아코 2008.12.19 14:14

지난 설 집에 내려갔을 때 한 가지 놀라웠던 것은, 대목을 맞아 북적거려야 할 우리 집 앞 시장이 유례없이 한산했다는 사실이었다. 명절만 되면 시장이 북새통이라 집 앞을 나가기도 힘든 것이 통상이었는데, 설을 이틀 앞두고도 시장은 텅 비었다.

오고가는 말을 들으니 사람들이 죄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로 갔기 때문이란다. 두 거대 마트가 들어선 것은 벌써 몇 해 전. 이젠 처음의 충격은 많이 가셨으리라 예상했는데, 시전 상인들의 애태우는 마음은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가고 있었다. 크기 차가 엄청난 약자는 처음부터 강자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급작스레 삼성의 8천억원 사회 환원이 터져서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은 감이 있지만, 어제 신문에서 읽었던 한미 FTA 협정을 보면서 착찹한 마음이 앞섰다. 애초 가지고 있는 힘과 능력이 다른데, 장벽을 없애고 동등한 입장의 무역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휴대폰, 자동차 몇 대 더 팔기 위해 우리가 그들에게 수입해야 할 것은 농산물이나 서비스업, 문화상품 등일 것이다. 안그래도 취약한 산업들인데, 훨씬 센 놈들이 강한 무기를 가지고 들이대면 버틸 수가 없다.

벌써부터 벌어지고 있는 스크린쿼터 축소를 보라. 자국 영화 시장이 높은 편이라서 이제는 축소를 해도 된다? 한국 영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쿼터를 축소해도 시장은 괜찮을 거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영화를 만들어도 배급력이 떨어지면 영화는 관객을 만날 수 없다. 엄청난 자급력을 가진 헐리웃 배급사들이 극장을 좌지우지할 게 불 보듯 뻔한데, 그런 전후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눈에 보이는 숫자에만 급급하니 답답하다.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 좀 따져보고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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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너 왜 그 따위냐고 했더니 이건희 회장이 미안하다며 8천억을 주겠단다.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하는 대신 4천억원 영화 기금 줄 터이니, 영화인들 제발 입닥치고 있으란다.

지난 주에 삼성카드 해지하겠다고 서비스 센터에 전화했더니 보너스 포인트 만점 줄테니 걍
써달란다.

부산일보 2월 7일자 만평이 쥑였다.

“어떻게 돈 몇 푼으로 안되겠니? 대한민국에 안 되는게 어딨니?”


2006/02/0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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